대화 2007.9.15.

ㅁ 님의 말:
오랜만이야^^
강의석 님의 말:
안녕!
강의석 님의 말:
바쁘니?
강의석 님의 말:
묻고 싶은 게 있어서.
강의석 님의 말:
인간에 대한 희망에 대해서 궁금해.
강의석 님의 말:
나 요즘, 아니 몇 달 전부터
강의석 님의 말:
인간에 대한 희망을 잃었어.
강의석 님의 말:
그래서 법을 공부할 수 없게 돼버렸는데,
강의석 님의 말:
사실 법 공부가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에 지금 당장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.
ㅁ 님의 말:
흠... 지금 수업과제로 자기소개서 쓰는 중이었어서 네 갑작스런 질문이 당화스럽긴하구나^ㅡ^;;;;
ㅁ 님의 말:
계기가 뭔지 물어봐도 될까?
강의석 님의 말:
그래~
강의석 님의 말:
인권캠페인이나 학생회 활동을 하며 사람들을 만날 때 항상 서로 존중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.
강의석 님의 말:
그런데 아프리카 여행을 떠났을 때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자기만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지.
강의석 님의 말:
사실 되짚어 보니 인권캠페인을 해야 했던 이유가 누군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권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고, 또 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자기 권리를 지키고 있지 않는 친구들을 보며 이상하게 생각하기도 했었어.
강의석 님의 말:
"종교자유"활동을 하면서 항상 고민했던 게 왜 다른 사람은 나처럼 활동하지 않을까였는데, 그 질문을 마주칠 때면 할 말이 없어지더라.
ㅁ 님의 말:
그런 캠패인등의 자발적 활동이 궁극적으로 자기자신의 이익과 연결되어있어야 이뤄지는 것 같다는 거- 내가 바르게 이해했니?
강의석 님의 말:
다른 사람은 자유롭게 살고 싶지 않은가봐. 나는 내 권리를 조금이라도 침해하는 게 있으면 못 견디겠는데, 세상엔 다양한 사람이 살고 있나봐.
강의석 님의 말:
본질적으로 캠페인 참여는 나를 위한 목적이었지만, 활동을 해 가면서 내가 진짜 하고 싶어하는 것을 못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생기지.
강의석 님의 말:
책을 읽는다거나 영화를 본다거나, 또는 가족이나 애인과 함께 있는 걸 포기해야 하니까.
강의석 님의 말:
요약하면, 내가 뭣하러 내 몸을 다그쳐가며 잠도 제대로 못 자면서, 자유롭기를 원하지 않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희생해야 하는가. 그 이유를 찾지 못하겠어.
강의석 님의 말:
막말로, 누군가 내게, "누가 당신보고 일해달랬어요?" 라고 말한다면 할 말이 없어.
강의석 님의 말:
결국 타인들을 내가 원하는 이상향으로 초대하는 꼴이니까.
강의석 님의 말:
활동을 하면서 항상 행복하다고 생각했는데, 어느 순간 모든 활동들이 "희생"으로 느껴지고, 그 희생을 하지 않아야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게 아닐까를 생각하게 되어 버렸어.
ㅁ 님의 말:
그걸 희생으로 느끼는 순간 행복이랑은 거리게 멀게되지... 내가 그런활동을 하며 행복을 느끼는 분들에 대해서 궁금해했던 것도 희생감과 행복감사이의 경계가 너무나 아슬하다는 거였고...
강의석 님의 말:
정의, 세계평화가 내 꿈이었는데, 그 꿈들이 공허하게만 느껴져.
강의석 님의 말:
그래. 내 능력에 대한 한계를 깨닫게 된 것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 중 하나이기도 해.
ㅁ 님의 말:
그동안은 네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에 그런활동이 행복하게 느껴졌는데
ㅁ 님의 말:
지금 뭔가 벽에 부딛힌 느낌을 받게된거야?
ㅁ 님의 말:
음.. 그렇구나.
문선영 님의 말:
네가 희망하는 변화에 대한 속도를 
ㅁ 님의 말:
조금씩 늦추는건 세상에 대한 타협이라고 생각하니?
강의석 님의 말:
무엇보다 어색해.
강의석 님의 말:
내 자신을 바꾸고 싶지 않아. 세상에 맞추고 싶지 않아.
강의석 님의 말:
그러니까 무섭기도 해.
ㅁ 님의 말:
내가 걱정되는 건 네가 너무 빨리지쳐서
ㅁ 님의 말:
네 열정마저 희생으로 치부해버리고
ㅁ 님의 말:
네 자신을 찾지 못할까봐- 그게 무서워.
ㅁ 님의 말:
그 전제는 네 희생의 느낌이 변화의 속도와 그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와도 관련이 되어있다는 거긴하지만말이야.
강의석 님의 말:
세상에 바꾸고 싶은 게 많은데,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바꾸고 싶어하는데, 안 바뀌는 것을 보면 답답해. 더 답답한 건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거고, 더 괴로운 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내가 할 수 있는 건 매우 작은 부분이라는 사실이야.
ㅁ 님의 말:
만약 인간에 대한 희망은 그 문제와는 전혀 별개일까?
ㅁ 님의 말:
만약->이건 오타ㅋ;
강의석 님의 말:
그래서 그냥 괜히 나서서 바꾸지 말고 나도 다른 사람처럼 개인적인 이익만 추구하면서 살까 생각했어.
강의석 님의 말:
함께 바꾸자고 해도 나서지 않는데, 그 사람들 입에 일일이 밥을 넣어주기 보다는, 그 사람들에 내 에너지를 나눠주지 말고 나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자고.
ㅁ 님의 말:
네가 하고 싶은게 뭕데?
강의석 님의 말:
우습게도 잘 모르겠어.
강의석 님의 말:
그런데 한 가지 있는 건 삶에 대한 고민.
강의석 님의 말:
철학자
강의석 님의 말:
그냥 애인하고 경치좋은 곳에 가서 하루종일 경치구경하며 뒹굴고 싶어.
ㅁ 님의 말:
철학이 왜 필요하다고 생각해?
ㅁ 님의 말:
철학자의 역할은?
강의석 님의 말:
그냥 생각하고 싶어.
강의석 님의 말:
생각을 하다가 중고등학교 때는 학교 공부를 하느라 계속 멈추고 그랬는데, 이제 사회에 대한 고민없이 생각을 하고 싶어.
ㅁ 님의 말:
사회에 대한 고민없이 생각하고 싶다는건
ㅁ 님의 말:
철학을 네 자신만의 문제와 관련시켜 이기적인 차원에서의 주제만 다루고 싶다는 거야?
강의석 님의 말:
철학을 해서 뭘 하겠다는 목표를 가지는 게 아니라, 그냥 철학을 하겠다는 거야.
강의석 님의 말:
그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모르는 거고.
강의석 님의 말:
"철학"보다는 "생각"이라 하는 편이 낫겠다.
ㅁ 님의 말:
이기적인 사람들... 이기적인 행동..
강의석 님의 말:
그럼에도 네게 말을 건 까닭은
강의석 님의 말:
아직도 노력을 해서 길을 찾고 또 노력을 하면 뭔가 멋진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아서.
강의석 님의 말:
나의 존재는 무엇인가를 고민하기 보다는, 어떻게 하면 더 멋진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사는 게 내 미래가 아닐까 하는 생각때문에.
ㅁ 님의 말:
네 말처럼 게 하면 더 멋진 사회를 만들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행복감을 느끼지 않니?..
강의석 님의 말:
한편 또 생각해 보면 정의나 평화를 위해서 산다면, 내가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.
강의석 님의 말:
나는 너와 생각이 다른가봐. 아무 결과도 가져오지 못하면서 생각만 하는 건 단순히 개인적인 오락 시간으로밖에 여겨지지 않아. 위선이라 생각하기도 하고.
강의석 님의 말:
막상 행동으로 옮길 때 나서는 사람은 예상과 달리 너무 적어.
강의석 님의 말:
입으로는 자유다 뭐다 읊더라도 실제로 나서는 사람은 없더라.
ㅁ 님의 말:
생각이 다르다기보다는
ㅁ 님의 말:
추구하는 속도와 접근방법이 다른 것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었어 - 너를 면서...
ㅁ 님의 말:
내가 너에 대해서 잘아는 건 아니지만 말이야...
ㅁ 님의 말:
물론 지금과 미래의 나에 해서도 잘 알지는 못하지만..
강의석 님의 말:
그래. 어떻게 너와 내가 같을 수 있겠니.
ㅁ 님의 말:
당연하지..
ㅁ 님의 말:
네가 지금 해보고싶고 하면 행복할 것 같다고 생각하는일들을
ㅁ 님의 말:
한번쯤 해보면 어떨까싶어...
ㅁ 님의 말:
요즘 조금씩 하고 있는데 차차 행복을 주는 대상들이 정리가 되는 듯한 느낌이랄까...
강의석 님의 말:
응. 자기 소개서 어떻게 쓸지 궁금하다. 이야기 들어줘서 고마워.
강의석 님의 말:
안녕!

by 바보강의석 | 2009/08/29 02:11 | 트랙백 | 덧글(0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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